퇴직연금 의무화 및 기금형 제도
최근 노사정 합의를 통해 모든 사업장 퇴직연금 도입 단계적 의무화와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이 공식화되었습니다. 이는 20년 만의 큰 변화로, 400조 원을 넘어선 거대 연금 시장에 엄청난 파급력을 몰고 올 예정입니다.
1. 퇴직연금 400조 시장의 현재 문제점
현재 우리나라 퇴직연금은 금융회사와 기업이 1:1로 계약을 맺는 **’계약형’**이 99% 이상을 차지합니다.
- 저조한 수익률: 원리금 보장 상품(예금 등)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평균 수익률이 연 2%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자산 가치가 하락하는 셈입니다.
- 운용의 방치: 가입자가 직접 상품을 골라야 하는 DC형의 경우, ‘어렵다’는 이유로 가입자의 90% 이상이 운용 지시 없이 방치하고 있습니다.
- 영세 사업장 소외: 소규모 사업장은 복잡한 제도와 비용 부담 때문에 도입률이 매우 낮아 노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2. ‘기금형 퇴직연금’이란? (국민연금 방식)
기업 내부에 연금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독립된 비영리 수탁법인(기금)**을 세워 운용하는 방식입니다.
👍 장점
- 수익률 제고: 국민연금처럼 노사 전문가가 참여하는 ‘기금운용위원회’가 대규모 자산을 전문적으로 운용(OCIO 등 활용)하여 수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 규모의 경제: 여러 기업의 적립금을 모아 덩치를 키우면 수수료 협상력이 생기고 우량한 대체투자 기회도 얻을 수 있습니다.
- 독립성: 회사 경영 상황과 분리되어 근로자의 수급권이 더욱 단단하게 보장됩니다.
👎 단점
- 비용 발생: 기금 법인을 따로 설립하고 운영 인력을 고용해야 하므로 초기 비용과 유지비가 듭니다. (중소기업은 중기퇴직연금기금 ‘푸른씨앗’ 같은 공적 기금 활용 가능)
- 책임 소재: 투자가 실패했을 때의 손실 부담 및 의사결정 책임에 대한 노사 간 갈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3. 기금형에서 DB와 DC의 포지셔닝
정부와 노사정 합의에 따르면, 기금형은 우선 **DC형(확정기여형)**을 중심으로 활성화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DB와 DC 모두 기금형이라는 그릇에 담길 수 있습니다.
① DC형 (확정기여형): 기금형의 ‘주력 모델’
- 포지셔닝: “개별 운용의 한계를 극복한 전문가 대행 모델”
- 현재 DC형은 개인이 직접 투자해야 해서 수익률이 낮습니다. 기금형 DC는 근로자들이 각자 고민하는 대신, 기금이 모인 큰 돈을 전문가가 대신 굴려주는 형태가 됩니다. 근로자는 ‘계약형(직접 선택)’과 ‘기금형(전문가 위탁)’ 중 본인에게 유리한 것을 선택하게 됩니다.
② DB형 (확정급여형): ‘기업 리스크 관리 모델’
DB형은 기업이 수익률 책임을 지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매우 민감합니다. 기금형 DB는 기업 내부가 아닌 외부 기금 법인에서 운용되므로, 기업 입장에선 운용 전문성을 확보하면서도 퇴직연금 부채를 보다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도구가 됩니다.
포지셔닝: “부채 가치에 연동된 맞춤형 운용 모델”
[기금형 퇴직연금 전환 컨설팅 5단계 프로세스]
Step 1. 현황 분석 및 기금 타당성 검토 (Feasibility Study)
가장 먼저 우리 회사가 기금형으로 갈 실익이 있는지를 데이터로 증명해야 합니다.
- 계리적 분석: 현재 DB/DC 가입자 비중, 평균 근속연수, 향후 10년 임금 상승률 추정.
- 부채 구조 분석: 기업의 퇴직급여 부채(ABO/PBO) 규모와 현금 흐름 예측.
- 비용 편익 분석: 기금 설립 운영 비용 vs 수수료 절감 및 수익률 제고 효과 비교.
Step 2. 기금 지배구조(Governance) 설계
기금을 누가,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틀을 짜는 단계입니다.
- 운영 모델 결정: 단독 기금(대기업)으로 갈 것인지, 중소기업 표준기금(집단형)에 참여할 것인지 결정.
- 위원회 구성: 노·사 대표 및 외부 전문가(계리사, 교수 등)로 구성된 기금운용위원회 설계.
- 사내 규정 정비: 기금 정관 작성 및 퇴직연금 규약 개정.
Step 3. 자산부채관리(ALM) 및 전략 수립 (Investment Policy Statement)
계리사의 역량이 가장 집중되는 단계로, 기금의 ‘투자 가이드라인’을 만듭니다.
- ALM 전략: 부채의 변동성(임금 상승 등)을 고려하여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자산 배분(Asset Allocation) 안 도출.
- IPS(자산운용지침) 작성: 목표 수익률, 허용 위험 한도, 투자 금지 자산 등을 명문화.
- 벤치마크 설정: 기금의 성과를 평가할 기준(BM) 지수 설정.
Step 4. 외부 전문기관(OCIO) 선정 및 수탁 체계 구축
실제 돈을 굴릴 자산운용사와 관리할 수탁은행을 뽑는 과정입니다.
- RFP(제안요청서) 발송: 운용사 대상 입찰 진행.
- 평가 및 선정: 계리사 및 전문가 팀이 기술 점수(운용 역량, 리스크 관리) 평가 지원.
- 시스템 연결: 기업-수탁법인-금융기관 간의 데이터 전송 및 보고 체계 구축.
Step 5. 사후 관리 및 성과 평가 (Monitoring & Feedback)
운영 시작 후 제대로 가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점검합니다.
- 성과 분석: IPS 기준 대비 실제 수익률 및 리스크 달성도 평가.
- 계리적 재평가: 매년 변화하는 인력 구조와 시장 금리를 반영하여 ALM 전략 수정.
- 공시 지원: 가입자(근로자) 대상 운영 보고서 발행 및 설명회 개최.
[샘플 리포트] 기금형 퇴직연금 ALM 분석 및 운용 전략 제안
대상: ○○주식회사 (임직원 1,000명, DB/DC 혼합형)
작성: 퇴직연금 계리 솔루션 전문팀
1. 퇴직부채(Liability) 현황 및 전망
계리적 가정을 바탕으로 향후 20년간 기업이 지급해야 할 퇴직금의 흐름을 예측합니다.
- 퇴직부채 현가(PBO): 현재 약 1,500억 원
- 평균 임금상승률 가정: 연 4.0%
- 할인율(시장금리) 추이: 연 3.5% 반영
- 부채의 듀레이션(Duration): 8.5년 (근로자의 남은 근무기간 가중평균)
- 핵심 리스크: 임금 상승률이 금리보다 높을 경우, 적립금 부족분 발생 가능성 증가.
2. 자산-부채 매칭(Matching) 분석
현재의 자산 구성으로 부채를 얼마나 방어할 수 있는지 시뮬레이션합니다.
- 현행 운용(계약형): 원리금 보장형 90%, 실적배당형 10%
- 예상 수익률: 연 2.5%
- 매칭 결과: 부채 상승률(4%)보다 수익률(2.5%)이 낮아, 매년 약 1.5%의 추가 적립 부담 발생. (시간이 갈수록 기업의 비용 부담 급증)
3. 기금형 전환 시 시나리오별 시뮬레이션
기금을 설립하여 자산 배분을 최적화했을 때의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합니다.
| 시나리오 | 자산 배분 전략 (채권:주식:대체) | 목표 수익률 | 부채 충족률 (10년 후) | 특징 |
| 안정형 | 80% : 10% : 10% | 3.8% | 98% | 변동성을 최소화하며 부채 추종 |
| 밸런스형 | 60% : 20% : 20% | 4.5% | 105% | 적정 수익으로 기업 기여금 절감 |
| 적극형 | 40% : 30% : 30% | 5.5% | 115% | 초과 수익을 통한 근로자 복지 확대 |
4. 몬테카를로(Monte Carlo) 리스크 시뮬레이션
만 번의 가상 시장 상황을 시뮬레이션하여 최악의 경우에도 기금이 안전한지 검증합니다.
- Shortfall Risk: 적립률이 80% 밑으로 떨어질 확률 2.5% 미만 관리.
- 최대 낙폭(MDD): 위기 상황 발생 시 예상 손실 폭 -7% 이내 방어 전략.
5. 최종 제안 (Conclusion)
- 전략: 부채 듀레이션(8.5년)에 맞춘 채권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초과 수익을 위한 인프라 및 배당주 투자 비중 확대.
- 기대효과: 1. 기업 측면: 향후 10년간 약 150억 원의 추가 기여금 납입 절감 효과.2. 근로자 측면: 기금 지배구조 참여를 통한 운용 투명성 확보 및 연금 수급 안정성 강화.